티스토리 뷰
올해 여름, 18개월 그리고 중학생 딸과 괌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첫째 아이 돌 즈음 처음 도전했던 여행지이기도 하고 큰 아이가 7살 때도 갔던 곳인 만큼 좋은 추억이 있는 여행지라 어린 둘째와 함께 올 여름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괌은 한국에서 가까우면서도 완전히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특히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행에서는 치안이나 위생, 교통편, 언어 문제 등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닌데, 괌은 이런 걱정들을 대부분 덜어줍니다.
다만 아이 나이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괌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실전 팁을 정리해봤습니다.
왜 괌이 가족여행지로 인기일까?
괌은 미국령이라 공식 언어는 영어지만, 관광지나 리조트에서는 한국어가 웬만큼 통합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시차와 비행시간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인천에서 4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하고, 시차는 고작 1시간입니다. 아이의 생체리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아서 여행 내내 컨디션 관리가 수월했습니다.
1년 내내 따뜻해서 언제 가도 좋습니다. 저희는 매번 여름에 갔는데, 친구들 중에는 겨울에 가서 따뜻한 날씨를 만끽한 분들도 있더라고요.
가족여행지로서 괌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범죄율이 낮고, 주요 관광지들이 투몬 지역에 몰려있어서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아이 손 잡고 돌아다니기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양한 액티비티도 매력적입니다. 바다에서 노는 것부터 쇼핑, 자연 구경까지 아이 나이에 맞춰서 일정을 짤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물놀이를 좋아해서 대부분 시간을 수영장과 바다에서 보냈는데, 정말 즐거워했습니다.
리조트 시설도 가족 친화적입니다. PIC, 힐튼, 닛코 호텔 같은 곳들은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 워터슬라이드, 키즈 프로그램 등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키친이 있는 콘도형 숙소도 많아서 장기 투숙하거나 유아 동반 여행에 딱입니다.
입국 절차도 간단합니다. 미국 본토보다 까다롭지 않고, ESTA 신청만 하면 됩니다. 의료 시스템도 미국 기준이라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도 잘 되어 있어서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놓입니다.
연령별 준비 포인트
18개월 이하 유아 동반 시
비행기 탑승 준비
아기는 면역력이 약하고 적응력도 떨어져서 비행기 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이착륙할 때 귀 아픈 걸 완화해주려면 수유나 젖병을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되도록 낮잠 시간에 맞춰서 비행 일정을 잡는 게 좋습니다.
유모차는 탑승 직전까지 사용할 수 있으니 꼭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기내용 가방에는 여분 기저귀 4~5개, 물티슈, 수유용품, 간식, 여벌 옷, 담요, 장난감 등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현지 준비물
괌은 덥고 습해서 유아용 자외선 차단제, 챙 넓은 모자, 얇은 긴팔 옷은 필수입니다. 물놀이할 거라면 방수 기저귀, 유아 튜브, 워터슈즈도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현지 마트에서 유아 식품을 살 수는 있지만, 낯선 맛을 거부할 수 있으니 평소 먹던 간식을 조금씩 가져가는 걸 추천합니다.
초등학생 동반 시
저희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를 떠올려 보면 하루종일 놀아도 또 놀 수 있었던 나이인 것 같습니다. 액티비티 위주로 스케줄을 짜고 틈틈이 휴식 시간과 실내 활동을 함께 해준다면 더없이 즐거운 여행이 될 겁니다.
준비물: 여벌 옷, 수영복, 슬리퍼, 간단한 구급약, 모기 기피제, 멀미약, 책이나 게임기 등
중고등학생 동반 시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은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하고, 부모의 간섭은 싫어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정 중 일부는 첫째 아이가 직접 스케줄을 짤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처럼 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제안하거나 주도하게 해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게 좋습니다.
핸드폰이나 타블렛 등의 사용도 어느 정도 허용하되, 여행 중 사진 찍기, 기록 정리 등의 역할을 맡기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쇼핑이나 기념품 구입, SNS용 사진 촬영 등도 이 나이 때 아이들의 주요 관심사니까 아울렛이나 마이크로네시아 몰 같은 곳은 일정에 꼭 넣으시기 바랍니다.
괌 여행 전 체크리스트
1. 여권 및 ESTA 신청
가족 모두의 여권 유효기간이 출국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남아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괌은 미국령이라 ESTA 신청이 필요합니다. 13세 미만 아동은 혼자 입국할 수 없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여행자 보험 가입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에서는 여행자 보험이 필수입니다. 특히 알레르기나 지병이 있는 아이는 처방약과 의사 소견서(영문 포함)를 챙기고, 현지 병원 정보나 여행자 병원 연락처를 미리 저장해두시기 바랍니다.
3. 짐싸기 팁
기내용과 수하물을 나이별로 나눠서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아기용품은 긴급상황에 대비한 물품(여분 기저귀, 약, 소독 티슈 등)을 포함하고, 중학생 이상 아이는 스스로 짐을 준비하게 해서 책임감을 키워주시기 바랍니다.
4. 전자제품 준비
휴대폰, 태블릿, 카메라 충전기와 멀티탭은 필수입니다. 괌은 미국식 콘센트를 사용하니까 돼지코 어댑터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유심칩이나 포켓 와이파이도 미리 준비하면 현지에서 길찾기, 번역 앱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 교통수단 준비
괌은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괌은 국내 면허증 만으로도 렌트가 가능하다고 하나 간혹 국제면허증 제시를 요구하는 업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렌터가 예약시 업체에 확인 후 국제운전면허증과 국내 면허증을 함께 가져가고, 유아용 카시트 예약도 미리 하시기 바랍니다. 운전이 부담스러우면 호텔 픽업 서비스나 Grab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6. 현지 문화 알아두기
괌은 관광객에게 친절하지만, 미국식 문화가 뿌리 깊게 작용하는 곳입니다. 팁 문화나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등에 대해 아이들에게 미리 설명해주고, 가족 모두가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마무리
괌 가족여행은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더욱 만족스럽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 나이에 맞춘 준비는 여행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족 모두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저희 가족도 첫째가 어렸을 때 처음 해외여행에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둘째 아이와 함께 할 가족여행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체크리스트와 팁들을 참고해서 즐겁고 여유 있는 괌 가족여행을 준비해보시기 바랍니다.